주일 설교 게시판 - 비우고 산다는 것은

일반 비우고 산다는 것은

2025.07.14 13:32

만천교회 조회 수:0

설교 날짜 2025-07-13 
성경 본문 빌립보서 2:5-8 
말씀 선포자 유대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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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친목단체가 아니라 예수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영적 모임입니다. 인간적인 일을 도모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고전4:16에서 사도바울은 고린도교회 신자들을 향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이 표현은 바울이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완전한 사람이기에 본 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바울 자신이 먼저 본 받는 대상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말입니다. 바울이 본 받으라고 주장한 본 받음의 내용은 바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가리키는 것이죠. 그러한 바울이 오늘 본문에서는 빌립보 지역 교회 신자들에게 이런 권면을 하고 있습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v5-7) 이 말씀의 핵심은 예수께서 하나님과 동등한 존재, 즉 모든 면에서 완전한 존재로 머물러 있지 않고 오히려 ‘자기를 비웠다’는 것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비웠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우리도 그런 표현을 자주 하면서 살죠. “나는 그 문제에 대해서 이제는 마음을 비웠어.” “그 사람이 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것도 이제는 마음을 비웠어.” 사도바울이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을 가리켜 ‘자기를 비웠다’고 표현한 것은 단지 마음을 비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님은 그 빈 마음을 채우셨습니다. 무엇으로 채웠다고 기록되어 있습니까?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v7a) 우리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시기에 하나님과 동등 됨을 얼마든지 취할 수 있었지만, 사람이 되기 위해 그것도 낮은 사람, 섬기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비우시고 그 빈곳을 ‘종의 형체’로 가득 채우셨습니다. 즉 진정 종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종으로 사시다가 결국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어떤 경우에도 나는 아버지의 뜻에 순종해야만 하는 ‘종’임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곁에는 그 사회의 기득권자들이 아니라 주변인들로 넘쳐 났습니다. 그런 면에서 예수님의 삶과 죽음은 결국 누군가를 위한 ‘빈자리 만들기’, 누군가가 비집고 들어 올 ‘빈 칸 만들기’ 인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비워 주심이 되셨듯이 신자인 우리들도 서로에게 조금은 허술하고 빈칸의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신앙이란 그저 예수님을 입에 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런 빈칸의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