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 게시판 - 백색순교의 영성

일반 백색순교의 영성

2022.06.26 21:34

만천교회 조회 수:41

설교 날짜 2022-06-26 
성경 본문 빌립보서 3:12-14 
말씀 선포자 유대식 목사 
녹음 파일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말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길'이라는 표현입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무엇인가를 향하여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길'로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기독교공동체는 도반들의 모임입니다. 예수께서 가르쳐 주시고 몸소 걸으셨던 그 길이 진리이고 생명임을 믿기에 우리는 그 길을 걷기로 작정했습니다. 그 길을 잘 걷고 계십니까? 한국교회는 신앙의 길을 좀 천천히 걷거나 곁눈질하는 것을 죄악시 해 왔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고 말씀을 선포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오늘본문에 기록되어 있는 바울의 고백을 그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v12-14) 얼핏 보기에 이 말씀들은 정해진 목표를 향해 달음질하라고 독려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이 고백은 오히려 목표만을 위해 치닫거나 이미 목표에 도달했다고 자만하는 사람들을 향해 엄중하게 책망하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회심 후에 자기 의가 아닌 믿음의 경주를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에게 온전히 사로잡히니 자기 의가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표가 바뀐 것입니다. 그러나 방법도 달라졌습니다. 오늘이 순교자기념주일인데 기독교신자는 이 땅에서 순교자적인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 믿는 것 때문에 총에 맞고 칼에 찔려 붉은 피를 흘려야만 순교가 아닙니다. "순교는 흔히 신앙을 증거하고자 피 흘려 목숨을 바치는 '적색순교'와 피 흘림은 없지만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으로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백색순교'로 구분된다."(이덕주 교수) 사실 몸서리쳐지는 적색순교보다 외견상 쉬워 보이는 백색순교가 훨씬 더 어려운 법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주님은 우리를 기대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