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성서연구 게시판 - <시편산책> 시편 38편

<시편산책> 시편 38편

2014.07.24 15:07

만천댁 조회 수: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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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본문 시 38:1-22 
말씀 선포자 유대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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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산책 (시 38편)

시 38:1-22절

마천루(摩天樓)’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고층 건물이라는 뜻입니다. 20여 년 전에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관광회사를 하는 선배를 만났는데, 그 형이 밤에 뉴욕 맨해튼 관광을 시켜 주었습니다. 그 날 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가 바라본 뉴욕의 야경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릴 적 세계적으로 높은 건물의 상징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삼일빌딩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안에서 제일 먼저 외국에 나가 정착한 이모님이 가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사진이 들어간 그림엽서에 소식을 전해온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마천루가 너무 많아서 그것을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31빌딩 다음에 63빌딩, 거기까지는 기억해도 그 다음은 잘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100층이 넘는 건물이 없다는 것이지만, 곧 잠실 롯데수퍼타워, 용산 국제 업무지구 랜드 마크빌딩, 서울 숲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송도 인천타워, 부산롯데월드 등 100층 이상 빌딩 10여개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현존하는 최고높이의 건물은 지난 2010년 1월 4일, UAE 두바이에 세워진 ‘부르즈 칼리파(Buri Khalifa)’빌딩으로 높이가 무려 828m에 층수는 163층에 달합니다. 그러나 이 빌딩의 명성도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홍해연안 도시 제다Kingdom Tower건설을 발표했는데, 그 높이가 무려 1,000m에 달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쯤 되니 앞으로 초고층빌딩이 어느 높이까지 건설될지 몹시 궁금해지는데,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2025년에는 2,000m, 2050년에는 4,000m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피조물인 인간의 입장에서 이 마천루 경쟁이 과연 올바른가? 라는 물음을 던질 때, 이것이 영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런 마천루경쟁을 영적인 관점으로 볼 때, 사람들의 더 높아지려고 하는 마음 중심에 과연 무엇이 있겠습니까? 바벨론 탑 사건을 통해 하나님은 인간에게 이미 한번 경고를 주신 적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높아지고자 하는 인간의 교만과 마천루경쟁은 일맥상통 하는 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건물을 높이 지을 수 있는 이유는 엘리베이터의 발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상징하는 것은 수직 상승입니다.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해서 한 계단씩 한 계단씩 오르는 것이 아니라, 모두 이 수직 상승을 꿈꾸고 있습니다. 땀을 흘리려고 하지 않고, 노력을 하려고 하지도 않고, 인생에 그저 대박이 나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이 높이, 더 높이 오르려고 하는 것은 참된 신앙과 무관합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야 합니다. 높이,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깊이 내려가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마음의 방향은 깊이깊이 내려가는 것입니다. ‘신앙이 높다’라는 표현은 없고, ‘신앙이 깊다’라는 표현은 있습니다. 신앙의 본질은 깊이에 있지, 높이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앙이 깊은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고, 신앙이 깊지 않은 사람은 교만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겸손함은 회개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성경의 지식을 많이 알고, 남보다 헌금을 많이 하고, 봉사를 마다하지 않고, 전도를 많이 하는 사람이 반드시 겸손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교만해질 위험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절대로 교만이 생길 수 없는 신앙 행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회개입니다. 회개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겸손해집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완악함을, 그리고 죄 됨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위치가 아니라, 그의 회개에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보시고 다윗당신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고 인정하셨습니다. 자기 자신의 부족하고, 죄악 된 모습을 늘 깊이 들여다 본, 깊은 영성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마천루(摩天樓) 경쟁이 아니라 마지루(摩地樓) 경쟁에 힘써야 합니다. 내려가는 사람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본문시편 38편다윗밧세바를 범한 이후에 지은 회개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편의 7대 참회 시 중의 하나입니다. 언뜻 읽으면 다윗이 이전에 지은 다른 시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본인이 지금 처한 상황, 즉 자기의 고통들을 열거하고, 억울해하고, 하나님의 공의가 임하기를 구하는 다른 시들과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낮아짐의 시각에서 오늘시편을 보면 “다윗이 참으로 많이 내려가 있다.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5절,   “내 상처가 썩어 악취가 나오니 내가 우매한 까닭이로소이다” 

14절, “나는 듣지 못하는 자 같아서 내 입에는 반박할 말이 없나이다.”

18절, “내 죄악을 아뢰고 내 죄를 슬퍼함이니 이다.”

21-22절 “여호와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속히 나를 도우소서, 주 나의 구원이시여”


신앙이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깊어져야 합니다. 더 내려가야 합니다. 이용규 선교사의 책 제목처럼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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