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성서연구 게시판 - <시편산책> 시편 36편

<시편산책> 시편 36편

2014.07.11 14:50

만천댁 조회 수:1543

설교 날짜  
성경 본문 시 36:1-2 
말씀 선포자 유대식 목사 
녹음 파일  

시편산책 (시 36편)

시 36:1-12절


시인 정호승 님의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라는 짧은 시가 있습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요람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수많은 아픔과 상처를 덧입고 또 덧바르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몸에 생긴 상처가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새살이 돋듯이, 마음의 상처도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아물게 되고 오히려 그로 인해 보다 의연한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상처를 이기지 못해 괴로워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지난 10년간 두 배로 늘었으며, 현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중 최고 수준입니다. 혹자는 현대인을 극단적으로 분류하기를, 자살을 실행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부류로 나누기도 합니다. 특별히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리스도인들조차 자살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그냥 보아 넘겨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입니다. 

 

고전철학의 스토아철학자들이나 향락주의자들은 자살을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삶의 구속으로부터의 용기 있는 탈출(an honorable exist out of life)’로 치켜세울 정도였습니다. 힌두교나 불교에서도 역시 자살은 산스크리트어로 ‘카르마(karma)’라고 하며, 인과응보, 업, 숙명이나 윤회의 바퀴를 속히 회전시키는 촉매행위이므로 애써 비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이 보는 관점은 다릅니다. 구약에서는 사울 왕과 그의 시종(삼상 31:1∼6), 이스라엘의 왕 시므리(왕상 16:15∼19), 압살롬의 지혜자인 아히도벨(삼하 17:23)등이 자살했고, 신약에서는 가룟 유다(마 27:3·5, 행 1:18)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같이 탐욕과 증오에 눈이 멀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상실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하나님을 떠난 자들의 마음은 평안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떠났다는 것은 믿음을 상실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들 인생의 주인을 떠났으니 그 마음의 불안이 알게 모르게 얼마나 크겠습니까? 마치 어머니의 품에서 잠들었던 아기가 눈을 떠보니 곁에 엄마가 없는 그 불안함, 그 두려움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사탄의 가장 전통적인 공격방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을 불안하고 두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성령 충만이 아닌 두려움 충만이 된 성도들은 문제나 상황을 부풀려 보게 되고, 스스로 주눅이 들어 결국 자멸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본문시편 36편은 악인들의 패역과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노래하는 다윗의 시입니다. 다윗은 먼저 악인들의 이기적인 욕망과 폭력적인 태도에 대해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발하는 것은 이미 다윗을 비롯한 양심적이고 신앙적인 사람들이 저들 때문에 많은 피해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반증해 줍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러한 현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공의로우심과 인자하심, 그리고 진실하심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윗 9절 말씀에서 “진실로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자살을 미화하거나 용인하는 말씀이 없듯이 여기서도 생명의 원천은 주께 있다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만천교회 믿음의 가족 여러분!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아픈 일이 있으십니까? 내가 어쩌지 못하는 사면초과의 상황에 있습니까? 그렇다면 전능자이신 하나님을 보아야 합니다. 산을 향해 눈을 들어야 합니다.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 하나님이 우리의 도움이십니다. 그 도움 앞에 겸손히 엎드려야 합니다. 하나님에게 나의 모든 아픔과 상처를 솔직하게 토로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주께서 큰 힘으로 위로하실 것입니다.


처음에 여러분들에게 소개한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라는 시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우리는 상처 많은 꽃입니다. 따라서 가장 향기로운 꽃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이 어려움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꿋꿋하게 살아간다면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향기로 위로와 힘을 얻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