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성서연구 게시판 - <시편산책> 시편 15편

<시편산책> 시편 15편

2013.09.25 14:28

만천댁 조회 수: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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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본문 시 15:1-11 
말씀 선포자 유대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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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산책 (시 15편)

시 16:1-11절

우리 시대에 스승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과 고뇌를 마음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스승이 없을 뿐만 아니라, 멀찌감치 떨어진데서라도 존경하고 감사할 수 있는 그런 스승이 없는 시대입니다. 남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그저 돈을 많이 벌어서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우리시대의 전반적인 풍토입니다.

 

국가의 고위공직자가 임명될 때마다 국회청문회가 열리는데, 국가의 요직에 앉아야 할 사람들의 자질이 형편없음에 실망하게 됩니다. 물론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이면 마땅히 갖고 있어야 할 도덕적 잣대로 볼 때, 어처구니가 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리 시대에 참으로 필요한 사람은 돈 많이 벌어 성공한 사람이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청렴결백한 사람, 정직하고 올곧은 사람, 그리고 정의로운 사람일 것입니다. 이런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오늘시편을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머무를 자 누구오며

주의 성산에 사는 자 누구오니이까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실천하며, 그의 마음에 진심을 말하며,

그의 혀로 남을 허물하지 아니하고,

그의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며,

그의 이웃을 비방하지 아니하며, 그의 눈은 망령된 자를 멸시하며,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들을 존대하며,

그의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하지 아니하며,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주지 아니하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하지 아니하는 자이니

이런 일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 하리이다.

 

오래 전 대학교 1학년 때, 문무대에 들어가서 1주일동안 군사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식사시간이 되면 모든 훈련병들이 식당 앞에 줄을 지어 서게 됩니다. 그러면 한꺼번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혼잡하니까, 교관이 ‘1분대 식당으로 입장!’이라고 호령하면, 모든 분대원들이 ‘입장’이라고 복창하면서 식당으로 들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시편은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가기 전에 부르던 ‘입장기도 시’입니다. 먼저 성전 문 앞에 모인 예배 자들을 대표하여, 한 사람이 성전에 들어갈 수 있는 자의 자격이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1절). 그러면 성전 문을 지키는 제사장이 성전에 들어갈 수 있는 자의 긍정적인 조건들과 부정적인 조건들을 제시합니다. (2절-5절a)

 

먼저 긍정적인 조건들

행실에 있어서는정직하게 행한다.’와 ‘공의를 행한다.’는 것이고,

언어생활에 있어서는진실을 말한다.’는 것이며,

이웃과의 관계에 있어서는망령된 자를 멸시하고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들을 존대한다.’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조건들

행실에 있어서는이웃에게 그의 혀로 허물하지 않는다.’와 ‘악을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언어생활에 있어서는이웃을 비방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웃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하나님께는 물론이고) ‘이웃에게 맹세한 것은 손해 볼지라도 어기지 않는다.’, ‘고리대금하지 않는다.’, ‘뇌물을 받고 죄 없는 사람을 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사장은 마지막으로 성전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향해 ‘이런 일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 하리이다.’라고 축복합니다(5절b).

 

이 시를 보면 하나님 앞에 서기 위한 자격으로 의식적(儀式的) 순결보다는 윤리적 순결을 중요시하고, 특히 이웃과의 사회적 윤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여호와의 장막에 머무를 자’는 여호와의 도덕법이 그의 말과 행실과 이웃과의 모든 관계들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 속에 전인적으로 구현되고 있는 사람입니다.

 

위와 같은 기준으로 엄격히 제한하면, 과연 성소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주일마다 그렇게 사람을 걸러내면, 아마 교회에는 빈자리만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입장기도 시’의 본래 취지는 성도들의 성소출입 자체를 막자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성소출입을 위해서는 삶의 준비가 필요함을 깨우쳐주기 위함입니다. 성도들로 하여금 성소에 나올 때마다 예배와 삶이 하나임을 상기하게하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주의 은혜를 힘입어 그러한 삶을 지향하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거룩한 성일에, 아니 주님 앞에 설 때마다 여러분은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