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8년 5월 24일, 35세의 영국성공회신부인 존 웨슬리는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런던의 올더스게잇에서 열린 모라비안교도들의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사람이 루터가 쓴 로마서서문을 읽어 내려가던 순간 그의 마음이 뜨거워지더니, 처음으로 예수그리스도께서 내 죄를 용서해주셨다는 확신이 찾아왔습니다. 그 체험을 우리는 웨슬리의 회심사건이라고 말합니다. 웨슬리의 회심은 탕자의 회심이 아닙니다. 기독교를 핍박하던 사울과 같은 회심도 아닙니다. 목사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한 번도 하나님을 멀리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오히려 완전한 성결을 목표로 정하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몸과 마음과 힘을 다하여 정진해 온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목표를 이루는 것이 내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그분의 전적인 도움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제 그는 하나님의 은총과 도우심에 자신을 맡기면서 믿음과 순종, 그리고 사랑의 실천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바울은 오늘본문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라.”(v14) 하나님의 영, 즉 성령으로 인도함 받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신비한 경험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 음성을 들었다느니, 환상을 봤다느니, 꿈에 뭘 봤다느니 하면서 그것을 성령이 인도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성령의 인도를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인도란 육신을 죽이는 쪽으로 가지 않으면 가짜입니다. 성령은 우리의 육신을 부인하고 그리스도로 인도하기 위해서 오신 보혜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령의 인도를 받는다는 것은 철저하게 내 자신을 부인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고, 그 사람이야말로 하나님의 자녀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이런 말을 한 것이죠.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바울은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을 가리켜 오늘본문에서 자녀요 ‘상속자’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v17) 상속은 보통 부모님의 재산을 물려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인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고 상속자라는 말은 사랑의 실천자로 산다는 의미입니다. 분명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