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힘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을 맡깁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님의 일을 할 때도 그만한 능력과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 사람의 재능과 능력을 따져가면서 일을 맡기는 것을 성경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오늘본문은 이스라엘의 사사로 부름 받은 기드온 이야기입니다. "여호와의 사자가 기드온에게 나타나 이르되,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v12) 하나님의 사자도 기드온을 '큰 용사'로 부르고 있습니다. 용사란 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힘은 세상의 조건들이 가져다 준 힘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용사의 힘은 여호와가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주의 사자의 말에 기드온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오 나의 주여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면 어찌하여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나이까? 또 우리 조상들이 일찍이 우리에게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우리를 애굽에서 올라오게 하신 것이 아니냐?" 한 그 모든 이적이 어디 있나이까?"(v13) 기드온의 이 항변은 우리의 입으로 가끔 내뱉었던 불만과 너무 닮아 있습니다. 백방으로 노력했어도 회복되지 않는 질병 앞에서, 전혀 개선되지 않는 물질의 문제 앞에서, 얘기치 못한 사고를 만났을 때도 우리는 기드온과 같은 질문을 해 왔습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기드온의 질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단지 하나님의 말씀만을 전하고 있습니다. "너는 가서 이 너의 힘으로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 내가 너를 보낸 것이 아니냐?"(v14) '네가 가서 구원하라'는 말씀 앞에서 기드온은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러자 그는 다른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오 주여 내가 무엇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리이까? 보소서 나의 집은 므낫세 중에 극히 약하고 나는 내 아버지 집에서 가장 작은 자니이다"(v15) 우리도 기드온과 다르지 않습니다. 포도주 틀 뒤에 숨어서 곡식을 타작하고 있던 기드온처럼 우리의 관심은 오직 나와 내 가족에만 묶여 있을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 중에도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내가 먼저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도 "교회가 하는 일이 뭐 그래?"라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그렇게 문제의식을 느끼시는 분이 직접 그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것입니다. 우리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