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조물의 입장에서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모두 이해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은 피조물의 입장을 헤아려 일하시는 분이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입장만 고집 피웁니다. 하나님이 내 입장과 형편과 처지를 잘 헤아려주시고, 그것에 맞게 역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사도바울은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다가 옥에 갇히고 매를 맞고 죽을 고비를 넘기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하나님이 자신을 왜 옥에 갇히게 하시는지, 왜 매를 맞게 하시는지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마음이야말로 평강이고 천국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얘기들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울의 얘기를 통해서 기독교신자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말씀하기 위함입니다. 과연 내 자신이 참된 신자의 길에 있는가를 돌아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시어머니의 권면에도 불구하고 결코 어머니를 떠나지 않겟다는 이방인며느리 룻의 감동적인 고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본문은 룻의 효심을 강조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가 관심있게 생각해 봐야 할 구절은 따로 있습니다.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v16) 룻은 나오미 가정으로 시집온 후에 시어머니인 나오미가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그녀가 겪게 된 불행도 곁에서 다 목격한 사람입니다. 이방인인 룻의 입장에서 나오미를 통해 보여진 하나님은 그렇게 매력적인 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룻은 어머니가 믿고 섬겼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룻은 희망을 따로 간직하고 살지 않았던 사람이 분명합니다. 삶을 포기하면서 살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녀는 세상을 희망적인 곳으로 여기지 않는 지혜로운 여인이었음이 분명합니다. 만약 룻에게 자기만의 희망이 있었다면, 희망이 없는 나오미를 떠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룻은 남편과 두 아들을 이방 땅에서 먼저 떠나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어머니에게 희망이었던 그 하나님이 자신에게도 희망이기를 원했습니다. 

   신자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 외에 자기 희망으로 삼는 것이 없어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나의 유일한 희망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 것을 다 잃어버린다 해도 여전히 하나님을 희망으로 삼고 '나의 하나님'이라는 고백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