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을 신자(信者), 즉 믿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은 믿음이야말로 신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에게 있어서 믿음은 구원에 이르는 필수조건이었습니다. 롬 3:22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는 차별이 없느니라." 히브리서에서도 믿음은 구원과 깊은 신앙의 세계로 들어가는 필수조건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고 말씀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바울은 복음을 설명하면서 하나님의 의와 믿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복음에는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의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바로 예수그리스도입니다. 롬 3:21에 보면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사람들은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신 것은 예수님의 일이고 그 예수님을 믿는 것은 인간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예수님이 오셔도 내가 안 믿어주면 그만이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믿음이 없다는 것은 이미 구약을 통해서 낱낱이 증거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의가 되시는 예수님을 보내셔서 예수님을 믿을 수 있는 믿음까지도 책임지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믿음을 주셨기 때문에 믿음으로 살아가게 된 자들입니다.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한다."는 말씀은 그런 의미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믿음은 예수님이 구세주라는 것에 대해 지적으로 동의하는 것입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고 구세주라는 것, 그분이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에 대하여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습니다. "머리로, 마음으로 동의만 하면 그것이 믿음인가?" 기독교역사를 볼 때 많은 신자들이 그런 태도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바울이 사용한 '믿음'이라는 말의 헬라어 '피스티스(pistis)'는 여러 의미가 있는데, 롬 3:22에서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신앙'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였고, 갈 5:22에서는 성령의 9가지 열매 가운데, '충성'이라는 단어로 쓰였습니다. 즉 하나님께 대한 신실함, 충성이 바로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독교신조에 대한 동의가 있고, 머리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그것을 진실한 믿음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믿음은 믿음의 다른 요소에 의해 증명되어야 합니다. 즉 믿는 것에 대한 혹은 믿음의 대상에 대한 충성과 신실한 삶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신앙과 신실함을 겸비한 참된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