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화요일(23일)은 24절기 중, 14번째 절기인 처서 입니다. 처서는 '더위를 처분한다.'는 뜻을 갖고 있으니, 그 때를 기점으로 서서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지 않겠습니까?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절기이지만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여름더위로 느슨해진 것들을 다시금 추스르고 정신을 가다듬는 절기가 되어야 합니다. '정신차려!' 여러서부터 수도없이 들어왔던 말입니다. 신자가 정신을 차리는 것은 예수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정신이란 하나님의 뜻을 위해 자신을 내어드리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자신이 주목받는 자리에서 늘 떠나셨습니다. 팔레스타인지방은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건조한 지역이기에 극심한 모래바람과 석회석의 먼지 등으로 맹인 및 안질환자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복음서에는 맹인ㄴ들을 치유한 사건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맹인들을 낫게 하신 사건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선지자 이아야가 예언한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라는 말씀대로 맹인을 낫게 하신 분이 곧 그리스도이심을 증거 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대단히 놀라운 것은 오늘 본문의 맹인들도 그것을 알고, 또한 믿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들은 예수님을 따라오며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27절) 주님은 그들에게 거두절미하고 핵심을 물으셨습니다.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저들의 대답도 간결합니다. "주여 그리하오이다." 군더더기가 없느 절대적인 신뢰입니다. 믿음이란 이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함에 있어서 말이 너무 많습니다. 수군거림, 이유,변명도 많습니다. 첫째는 교리적으로 복잡합니다. 둘째는 프로그램적으로 복잡합니다. 셋째는 조직적으로 복잡합니다. 단순함(simple)의 사전적의미는 '이해하기 쉬운, 소박한, 있는 그대로의, 자유로운, 신중한'입니다. 즉 단순하다는 것은 원래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단순한 삶은 정직, 검소, 절제, 나눔을 실천하는 삶입니다. 기도도 중언부언이 아닌 믿음이 전제 된 단순한 기도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