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를 받아들었을 때의 마음을 기억하십니까?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나 그렇지 않은 학생이나 떨리는 마음은 매 한가지였습니다. 지금 헌번재판관들 손에는 일생일대의 가장 어려운 시험문제가 들려 있고, 이제 그들은 법리해석에 근거한 가장 적절한 답을 내 놓아야만 합니다. 사람은 삶의 관성으로 인하여 쉽게 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신자들은 그 어느 누구라도 변화를 향해 항상 열려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대해야 합니다. 바리새인들은 ‘위선자’, ‘예수님을 대적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자가 강하지만 모든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에게 적대적이고 위선자였던 것은 아닙니다. 오늘본문의 바리새인들도 그런 자들이었습니다. “곧 그 때에 어떤 바리새인들이 나아와서 이르되, 나가사 여기를 떠나소서. 헤롯이 당신을 죽이고자 하나이다.”(31절) 여기서 ‘그때’란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시는 여정 중에 각성 각 마을로 다니시며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하나님나라복음을 전하시던 때를 말합니다. 그리고 성경에서의 헤롯은 헤롯왕조를 가리키는 표현이기에 여러 헤롯이 혼재되어 있지만 여기서의 헤롯은 헤롯안티파스를 가리킵니다. 그는 갈릴리와 베뢰아지역을 다스렸고,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아내로 취했다가 세례요한의 책망을 받자 그를 죽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민중들은 헤롯을 극도로 미워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갈릴리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예수가 나타났습니다. 민중봉기라도 나면 왕의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었기에 예수를 제거해야 되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그런 헤롯의 의중을 전해들은 예수님은 두려워하기는커녕 그런 말을 전해 준 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저 여우에게 이르되 오늘과 내일은 내가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고치다가 제 삼일에는 완전하여지리라 하라. 그러나 오늘과 내일과 모레는 내가 갈 길을 가야 하리니 선지자가 예루살렘에서 죽는 법이 없느니라.”(32,33절) 이 땅에서의 남은 사역을 감당하는데 있어서 헤롯의 협박은 조금도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인간들이 원하는 길이 아닌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계획하신 길로만 가셨습니다. 사순절은 지나 온 삶의 길을 점검하고 다시 한 번 주의 길을 가리라고 고백하는 절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