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 게시판 - 죽음의 자리에서 바라보자

설교 날짜 2024-06-23 
성경 본문 베드로후서 1:12-15 
말씀 선포자 유대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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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로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떠나보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때마다 저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물음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사람의 목숨이 끊어지고 나면 그 무엇도, 그 어떤 것도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것을 이루었다 할지라도 죽은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반드시 남는데, 그것은 바로 ‘그 사람에 대한 기억’입니다. 신앙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바로 기억입니다.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그리스도의 은총을 기억하고 그것을 기념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기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망각’도 존재합니다. 뭐든 쉽게 잊기를 잘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잊기를 잘한다는 것은 단지 건망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일을 교훈 삼아서 오늘을 살아가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저런 일을 겪게 하시고, 그런 일을 통해서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하시고, 또 나를 새롭게 빚어 가시는데 정작 사람들은 그 모든 일을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의미 있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흘려버림으로써 늘 예전의 수준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베드로사도는 오늘 본문에서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내가 이 장막에 있을 동안에 너희를 일깨워 생각나게 함이 옳은 줄로 여기노니, 이는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께서 내게 지시하신 것같이 나도 이 장막을 벗어날 것이 임박한 줄을 앎이라. 내가 힘써 너희로 하여금 내가 떠난 후에라도 어느 때나 이런 것을 생각나게 하려 하노라”(v13-15) 여기서 베드로사도가 말하는 장막은 ‘육신’을 뜻합니다. 즉 베드로사도는 우리 신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사람은 누구나 육신이라는 장막을 벗어버릴 때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육신의 장막을 벗는 것, 즉 죽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닥칠 필연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개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잊고 살아갑니다. 

   순교자기념주일인 오늘 우리가 순교자의 영성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것 또한 죽음의 자리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며 사는 것을 말합니다. 아무쪼록 죽음의 자리에서 모든 것을 바라볼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의 은총을 기억하고 그것을 잘 기념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