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통독하면 가장 먼저 난관에 부딪히는 책이 바로 레위기입니다. 각종 제사 규정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이해를 해도 거기에 무슨 은혜로운 말이 나와 있지는 않기 때문에 금방 흥미를 잃게 됩니다. 그런데 레위기에는 별명이 있는데 "모세 오경의 핵심"이라 하기도 하고 "구약의 복음"이라고도 합니다. 왜 레위기에 이런 최고의 찬사가 따라 붙을까요?

1:1이 잘 보여줍니다. 원문에 따르면 레위기의 첫 시작은 "부르시고"입니다. 그런데 이 하나님의 부름에는 어떠한 느낌 혹은 하나님의 마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늘에서 말씀하시고 산꼭대기에서 말씀하시던 하나님이 비로소 이스라엘 삶 한복판에 있는 회막에서 말씀하시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더욱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성막뜰 제단에서 만나시겠다는(출2:42-43) 다짐의 성취가 담겨 있습니다. 즉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을 비로소 만났다는 감격이 서려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레위기는 하나님과의 만남과 부르심으로 인한 감격을 회복하도록 초대합니다. 아니, 그 감격을 잊은 저와 여러분에게 우리가 마련해야 할 회막은 어디에 있는지 넌지시 질문합니다. 우리는 그 회막을 삶 한복판에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레위기 첫 규정은 번제입니다. 번제는 자원하여 드리는 예물이요 자신을 온전히 다 태워 드리겠다는 헌신의 다짐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번제가 이후 등장하는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에 앞서는 으뜸의 예배입니다. 즉 나 자신을 자원하여 온전히 헌신하겠다는 것이 모든 예배의 으뜸입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가 보편화되고 영적 서비스를 받고 예배를 감상하겠다는 이 시대에 번제 규정은 구원 받은 저와 여러분에게 그 헌신의 영성이 어디 있는지 도전합니다. 우리가 드릴 합당하고도 영적인 예배는 오직 우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 제물로 드리는 것에 있습니다.(롬12:1) 번제의 영성, 헌신의 영성을 우리 삶에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