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9:1-37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제사장으로 위임되는 그 예식 과정을 길게 보도합니다. 오늘 우리로 따지면 목사 안수식입니다. 그런데 제사장 위임식 과정이 참 길고 다소 복잡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제사장 위임식을 이끌어가는 건 바로 장소입니다. 회막 문으로 데려다가(4절), 회막 문 여호와 앞회막 뜰에서(11절), 그리고 회막 안에서(30절), 다시 회막문(31절),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회막 바깥 세속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마침내 회막 뜰을 거쳐 회막 안에 당도합니다. 세속에 있던 사람, 세상살이를 하던 사람이 마침내 회막 안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7일간의 과정이 바로 제사장 위임식인 겁니다. 왜 이렇게 과정이 복잡하고 순서가 많고 오래 걸립니까? 회막 바깥 세속에 있던 사람이 회막 안에 있는 사람, 회막 살이에 익숙한 사람이 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주는 교훈이 있습니다. ‘너 제사장이야’라고 하나님이 선택해서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혹은 제사장의 옷을 입었다고 제사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제사장은 난 사람이 아니라 된 사람입니다. 왕대일교수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위임식의 일주일은, 이레동안 진행되는 위임식은 따지고 보면, 익힘의 자리, 익음의 자리, 익어감의 자리이다.” 그렇습니다. 과일이 익어가듯이 사람도 익어가야 합니다. ‘익어가다’는 말이 배운다를 뜻하는 ‘익히다’와 음성적으로 유사하듯이 배워 익혀야 사람은 익어가기 마련입니다. 신약시대에는 모든 성도가 제사장입니다.(벧전2:19) 그런데 성도라고 저절로 제사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사장답게 우리 모두가 익혀서 익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오래 걸립니다. 많은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세상 바깥, 세속에 살던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7일간의 긴 과정 끝에 비로소 회막 안에서 비로소 주님을 섬기는 사람이 되었듯이, 또한 갈릴리 뱃사람들이 3년의 과정 끝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섬기고 전하는 사도가 되었듯이 우리도 오랜 과정을 통해 익어가야 합니다. 우리 만천교회 믿음의 가족 모두가 일평생 익어감의 자리를 살아가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