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 햇빛 등의 조건들이 잘 맞아야 하지만 가장 필요조건은 그 씨가 살아 있는 씨앗이어야 합니다. 오늘본문은 예루살렘에 예배하러 온 사람들 중에 헬라인들이 있었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v20). 헬라인들은 지혜를 숭배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헬라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 왔다는 것은 지혜를 구하기 위함인데, 주님은 아주 상식적이고도 평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v24) 여기서 ‘한 알의 밀’은 예수님 자신을 가리키고 ‘땅에 떨어진다는 것’은 하늘에서 이 땅에 오신 것을 말하며, ‘죽는다는 것’은 십자가 죽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예수님은 지혜를 찾는 사람들에게 지혜가 세상을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죽음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신자들이 십자가를 많이 얘기하지만 십자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거기서 죽으셨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예수님만이 세상에 생명을 줄 수 있는 살아있는 씨앗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경은 우리에게도 예수님처럼 죽어 열매를 맺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우리도 예수님처럼 살아있는 씨앗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살아있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까? 오직 생명 되시는 예수님으로부터 그 생명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교회를 오래 다녔다고 그 안에 생명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헌신, 사역한다고 그 안에 생명이 있다고 보장 못합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생명이 없는데도 이것저것 열심을 내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예수로부터 생명을 얻는다는 것을 사도바울은 한 마디로 요약했습니다. 그것은 ‘내가 죽고 예수로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주님의 생명을 받은 사람은 결코 자기만을 위해서 살지 않습니다. 왜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며 살아야 합니까? 이에 대하여 예수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v25) 사실 우리가 이웃을 구원하기 위해 희생하고 섬기는 것 같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살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회를 위해서, 더군다나 목사를 위해서 예배의 자리에 나오고 사역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의 당연한 모습이고, 더 나아가 전적으로 내 생명을 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