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나를 잃어버리는 시간들
2024.09.16 15:55
설교 날짜 | 2024-0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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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본문 | 누가복음 2:41-51 |
말씀 선포자 | 유대식 목사 |
녹음 파일 |
이름에 걸맞지 않게 추석이 여름 명절이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께서 열두 살 되던 해에, 유월절 명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명절을 마치고 돌아갈 때에 예수는 예루살렘에 머물고 있는데, 그 부모는 이를 알지 못하고 나사렛을 향하여 하루 길을 간 후에야 예수가 순례단의 무리 가운데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는 아이를 찾으면서 예루살렘으로 거슬러 올라왔고 사흘 만에 성전에서 선생들과 대화하는 예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의 어린 시절을 미화하거나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입증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본문의 예수는 영웅의 모습이기는 커녕 오히려 자기 관심사에 ‘몰입’하다가 나흘 동안이나 부모를 잃고 지낸 말썽의 주인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개 길을 잃는 아이들의 특성은 뭔가에 집중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어린 예수가 길을 잃었다는 것은, 그가 뭔가에 빠져서 몰입할 줄 알고 자기를 잃어버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기존의 익숙한 것들 즉 가정, 교회, 학교, 직장에서 잠시도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자기를 잃어버리는 법이 좀체 없습니다. 잠시만 정신 못 차리고 자기를 잃었다가는 그날로 해고이고, 대열에서 이탈될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창의적인 것, 지혜라고 할 만한 것들, 결단의 능력 그런 것은 모두 자기를 잃어버리는 경험 끝에 나오는 것입니다. 나를 잃어버리는 자유함 속에서 모든 위대한 것은 탄생하는 것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율법주의자들은 ‘이것만이 신앙이다’를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신앙은 나에게 주어진 모든 삶의 재료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삶의 재료에 몰입하여 그곳에서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나를 잃어버려야만 새로운 존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생의 기로에 선 경험들을 갖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병마에 시달려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때, 사업에 실패했을 때, ‘나는 누구인가?’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가?’를 물으면서 한없이 추락하는 경험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를 잃어버린 다음에라야 새로운 날들이 열리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일상적인 길을 잃어버린 예수를 생각한다면, 우리도 가끔은 내 자신을 좀 내버려 둘 필요도 있습니다. 가끔은 무엇에 몰입이 되어 자기를 잃어버릴 필요도 있습니다. 나를 잃어버려야 그리스도와 내가 하나될 수 있고, 나를 잃어버려야 말씀과 내가 하나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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