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르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불평의 렌즈를 끼고 바라보면,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지만 감사의 렌즈를 끼고 바라보면 귀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 안에 있다.'는 말도 있는 것이죠.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볼 때가 많습니다. 그 단점을 사랑으로 덮어주고, 그것을 극복하도록 도와주거나 기다려주지 못합니다. 좋은 사람은 단점과 허물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단점과 허물이 많은 사람들을 품고 가려는 사람입니다. 남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고, 내가 보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성숙한 사회, 건강한 공동체는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오늘본문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v1-2) 예수님은 남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참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옳고 그름, 맞고 틀림을 판단할만한 예리한 식견을 갖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판단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 입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이 변덕스러운 '나'가 될 때 진실은 자취를 감추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그가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나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심판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옳고 그름에 눈감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이의 행동이나 존재를 제멋대로 판단하고 정죄할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판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너희는 모두가 죄인이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누군가의 허물을 들추어내고, 비판하기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v3) 여기서 '티'와 '들보'는 죄의 경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의 잘못만을 보지 말고 내가 큰 죄인임을 알라는 말씀입니다. 다른 사람의 허물보다는 내 허물을 더 통렬하고 아프게 들여다보라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라야 형제의 허물과 아픔도, 공동체의 연약함도 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