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교회설립 43주년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공동체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의 핵심가치는 '깊은 영성, 건강한 공동체'입니다. 이 가치를 위해서라면 내 자신의 이익도 포기해야 하고, 때론 희생도 감수해야만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자 많은 분들이 예배에 대한 신학적 견해를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인학적으로 예배당은 의미가 없다. 초대교회에 예배당이 어디 있었느냐?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며, 공동체이다." 어디 하나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드리는 예배와 예배당과 교회를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신자들은 삶의 매순간이 교회와 예배와 예배당과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BC586년 바벨론은 예루살렘성전을 파괴하고 유다왕국의 지도자들을 바벨론으로 이주시켰습니다. 포로로 잡혀온 유다 백성들은 안식일과 절기에 함께 모여 고국을 그리워하며 눈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v1) 저들의 울음은 패망한 나라 백성이며,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신앙적 절망감으로 인하여 흘리는 눈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유다 백성들은 자기들이 처한 현실을 그저 비관만 한 것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 반성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을진대 내 오른손이 그의 재주를 잊을지로다. 내가 예루살렘을 기억하지 아니하거나,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즐거워하지 아니할진대 내 혀가 내 입천장에 붙을지로다."(v5,6) 유다 백성들은 자기들이 지금 이런 모욕을 당하는 것이 당연함을 고백하며 과거에 신앙적으로 살지 못한 것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예배당에서 자유롭게 예배를 드리는 것이, 교인들을 맘껏 만나서 사랑과 교제를 나누는 것이, 성가대가 찬양을 부르고, 공동식사를 나누는 일이, 교회학교를 자유롭게 모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다 백성들이 예루살렘성전과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것을 간절히 원했던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다 백성들이 바벨론에서 시온을 그리워했던 것처럼 우리 신자들도 늘 교회를 그리워하고 하나님께 예배하는 그 시간을 간절히 원해야 합니다. 오늘 교회 설립 주일을 맞이하여 이 예배당과 우리의 신앙공동체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