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 게시판 - 십자가로 충분합니다

일반 십자가로 충분합니다

2021.11.01 20:36

만천교회 조회 수:118

설교 날짜 2021-10-31 
성경 본문 고린도전서 2:1-5 
말씀 선포자 유대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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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주년 종교개혁주일입니다. 오늘의 기독교는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견인하기는커녕 오히려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것입니까? 무엇보다 길을 인도하기 보다는 오히려 길을 잃어버린 목사들의 죄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신도들도 예수를 따르기보다는 예수를 믿는다는 고백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신자가 된다는 것은 교회만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와 일터, 그리고 이웃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그 어디에서나 하나님백성으로 사는 것인데 그런 의식을 갖고서 사는 사람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종교개혁주일은 근본이 무엇인지를 되짚어 보는 날입니다. 개혁되어야 할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제도로서의 종교가 아닙니다.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나 사람이 문제입니다. 교회가 문제가 아니라 교회구성원들이 문제입니다. 우리 삶이 개혁되지 않는다면 교회는 새로워질 수 없습니다. 사도바울은 고린도회당에서 열심히 복음을 전했지만 가는 곳마다 동족들의 반대와 비방에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저런 위험에 직면한 바울이 꼭 붙들었던 것은 사람의 말이나 철학이 아니라 '십자가'였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위험 앞에서 바울은 예수의 십자가만 붙들었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분과 깊은 일치를 이루지 않고는 그 난감한 상황을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이런 고백을 드린 것입니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에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아니하였나니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하였음이라."(v1,2) 바울에게 예수는 관념도 사상도 아닙니다. 생명 그 자체였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그리스도가 모든 것이고 나머지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그리고 신자들이 지리멸렬을 면치 못하는 것은 십자가를 멀리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십자가정신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독교의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없는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닙니다. 십자가는 목에 걸고 다니는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삶입니다. 거짓된 것이 아니라 참된 것을 살리고, 내가 아니라 이웃을 살리기 위해 피 흘리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비장한 각오입니다. 종교개혁주일은 루터이야기만 하는 날이 아니라, 우리 신앙생활을 돌아보는 날이어야 합니다. 세속주의에 물들어 그동안 잃어버렸던 예수의 십자가와 그분의 정신을 새롭게 고백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 시대의 종교개혁은 계속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