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통령들의 평가는 늘 끝이 좋지 않습니다. 콘크리트 지지율이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30%이하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대통령만이 아니라 우리 개인의 삶도 처음보다 마지막이 좋아야 하고,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비록 인생의 시작은 보잘것 없고, 또 중간에 살아가는 과정도 실패와 실수가 많았다 하더라도, 끝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귀한 인생을 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곱의 인생이 그랬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약삭 빨랐고 민첩했습니다. 형도 속이고 아버지도 속이고, 자신도 속으면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인생을 돌아볼 때,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다"고 고백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을, 주변 사람들에게 귀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으로 이주한지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상황에서 야곱은 평상시에 늘 마음에 담아 두고 있던 말을 요셉에게 꺼내고 있습니다. "이제 내가 네게 은혜를 입었거든 청하노니, 네 손을 내 허벅지 아래에 넣고 인애와 성실함으로 내게 행하여, 애굽에 나를 장사하지 아니하도록 하라. 내가 조상들과 함께 눕거든, 너는 나를 애굽에서 메어다가 조상의 묘지에 장사하라. 요셉이 이르되, 내가 아버지의 말씀대로 행하리이다."(v29,30) 야곱의 분부는 단순히 자기 묘지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 유언에는 심오한 뜻과 깊은 신앙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이 묻혀 있는 가나안은 약속의 땅입니다. 그런데 지금 야곱은 애굽으로 이주해 와 그 곳에서 살다가 이방 땅에서 죽게 될 상황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내 삶의 마지막 종착역은 이 곳 애굽이 아니라, 약속의 땅 가나안 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 유언은 단지 내 유해만을 가나안에 묻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도 애굽에서 사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언젠가는 약속의 땅으로 가야만 되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망은 이 세상에 있지 않습니다. 세상은 소망을 가질 곳이 못 됩니다. 애굽에 온갖 좋은 보화가 있었지만 야곱이 거기에 소망을 두지 않았듯, 이 세상에도 좋은 보화가 많이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진정한 소망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곳은 하나님나라입니다. 부모된 내가 하늘나라 내 본향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며 믿음의 길을 달려 왔듯이, 내 자녀들도 그 길을 열심히 달려 가기를 기도하고 독려하며 소망해야 합니다. 그것이 부모 된 우리의 한결 같은 소원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