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어도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충족되지 않으면 행복이 되지 않습니다. 그 하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인가를 붙잡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하고 좋은 것은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사는 것입니다. 40년동안 바로의 궁전에서 왕자로 살았던 모세는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왕궁을 뛰쳐나온 모세는 미디안제사장 이드로의 딸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평생 그곳에서 살 수는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세의 자리는 그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때가 되어 하나님은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익숙하고 편안한 자리를 떠난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세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쉽게 수긍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모세의 손에 있는 지팡이를 땅에 던지라고 명하셨습니다. 지팡이는 뱀으로 변했습니다. 꼬리를 잡자 다시 지팡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모세의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있었지만, 그것은 예전의 지팡이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모세의 손에 들려진 것은 '하나님의 지팡이'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모세가 그의 아내와 아들들을 나귀에 태우고 애굽으로 돌아가는데 모세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20절) 모세는 세상의 그 어떤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팡이만을 붙들고 애굽을 향하고 있습니다. 40년 전에는 바로의 왕자로 애굽을 떠났지만, 지금은 바로와 대적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애굽을 향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전반은 애굽에서, 하프타임은 미디안광야에서 보낸 모세가 이제 본격적으로 후반전의 삶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지 않으면 삶이 엉망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반전은 성공을 위해 뛰었던 시간이었다면 후반전은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체성, 방향성, 사명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목적지를 향하는 배는 향해를 하는 것이고, 목적지를 잃어버린 배는 표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손을 잡는다는 것,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는다는 것은 이처럼 하나님께 붙잡힌바 되어 분명한 삶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