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의 마지막 장인 오늘본문은 요한복음의 결론인 동시에 복음서의 결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활하여 갈릴리로 가신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아침식사를 나누셨고 식사 후에 베드로에게 세 번씩이나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물음에 대하여 베드로가 주님을 사랑한다고 대답하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죠. “내 양을 먹이라.” 바로 이것이 복음서의 결론입니다. 주님을 사랑한다면 주님의 양들을, 주님의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사랑은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의 왜 똑같은 질문을 세 번씩이나 베드로에게 물은 것입니까? 그것은 베드로를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세 번씩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이지만 주님을 향한 사랑을 다시 한 번 고백할 기회를 주심으로써 그의 가슴에 새겨진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그를 회복시켜 주신 것입니다. 후에 베드로가 위대한 사도로서 살 수 있었던 것은, 이 날 아침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치유와 회복의 기회를 베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참된 사랑은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또한 사랑은 상대방의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그 어떤 조건도 요구하지 않는 아가페적인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셨던 첫 번째와 두 번째 질문은 “네가 나를 아가페의 사랑으로 사랑하느냐?”였습니다.그러나 베드로는 “내가 주님을 필리아의 사랑으로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세 번째로 이렇게 바꾸어 물어봐 주십니다. “네가 나를 필리아의 사랑으로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예’라고 대답하죠. 베드로에게 있어서 사랑은 철학적으로 복잡한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랑이었습니다. 그것을 우리 주님은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주신 것입니다. 이처럼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수준으로 내려가 주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하신 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수준으로 내려와 주셨기 때문에 우리의 구원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필리아의 사랑으로 내려가 베드로를 인정해 주셨을 때, 베드로는 결국 아가페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대로 살게 되었습니다. 

     부활 이후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은 분명합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의 양들을 섬기라는 것입니다. 그런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ㅂ니다.